뜰 안의 야생화-비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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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비비추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6.10.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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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339)

 


신라시대 가난하고 아름다운 여인 ‘설녀’가 있었다. 홀아버지를 모시고 오손도손 살던 그녀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그것은 늙고 힘없는 아버지가 변방의 군인으로 가게 된 일이었다. 나이 많은 아비의 징집 소식에 며칠을 걱정하였다.

그 때 한마을에 살던 ‘가실’이라는 청년이 찾아왔다. 그는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던 터라 근심거리가 애처로웠다. 그래서 말하기를 “불초한 몸이지만 그대 아버님의 병역을 대신하려 합니다.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녀는 너무 기뻐하였고 아버지도 반가워하였다.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면 혼인하기로 언약하였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청년은 돌아오지 않자 혼기를 놓칠까 염려한 아버지는 ‘가실’에겐 미안하고 안쓰럽지만 잊으라고 닦달하였다. 그녀는 집 앞에 핀 비비추를 보고 ‘이 꽃이 질 때까지만 기다릴게요.’라고 다짐하였다. 비비추꽃은 지고 나면 이듬해 다시 피고를 반복했고 그녀의 애틋한 마음은 여러 해를 넘기게 되었다. 결국 마지막 꽃이 질 무렵 청년이 돌아오게 되어 그녀와 청년은 백년해로(百年偕老)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옛날 중국에 피리를 잘 부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밤 외딴 정자에서 피리를 불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더니 한 선녀가 내려와 ‘나는 달나라에서 온 선녀인데 당신에게 피리를 배우러 왔습니다.’ 그는 열심히 피리 불었다.

새벽이 가까워지자 선녀는 ‘아름다운 곡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말하고 떠나려 하였다. 선비는 ‘선녀님, 오늘의 기념으로 무엇인가를 하나 주시고 가십시오.’라고 하자 선녀는 머리에 꽂고 있던 비녀를 뽑아 건네면서 정자 아래 떨어뜨리고 말았다. 비녀 찾으러 가니 비녀는 간데없고 그 자리에 연보랏빛 비비추꽃이 피어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비비추(Vivichu)는 대한민국 3인조 트로트 걸그룹 수아, 은영, 이나 등 3명이 구성원으로 ‘올래말래, 꼬리잡기, 비비추, 거절은 거절할게요.’ 등 대중가요 음반을 내고 활동하여 ‘2020년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성인가요걸그룹상, 대한민국 문화예술 명인대상 및 봉사인 대상 올해 봉사그룹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름다운 꽃 비비추가 대중 속에 자리 잡았음을 알리는 듯하다.

비비추는 백합과에 속하고 관상용으로 쓰이며 속명 호스타(Hosta)는 오스트리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우스 토마스 호스트(Nicolous Thomas Host)와 조셉 호스트(Joseph Host)를 기념하기 위해서 붙여졌고 종명 롱기페스(longipes)는 잎자루가 긴 식물이라는 특징에서 유래한다.

비비추는 뿌리가 사방으로 넓게 분포하며 자라는 다년생 숙근성 관상식물로 남부지방과 중부지방 산지의 습한 곳이나 계곡에 자생한다. 비비추는 생육기간이 길고 병해와 환경적응성이 강하며 이식성이 좋아 조경용으로 공원이나 정원에 심는다. 또한 반그늘 진 곳의 지면을 피복 하는 지피식물로도 많이 식재되고 있다.

비비추잎은 뿌리에서 나오고 모양은 넓은 계란형이며 잎이 두껍고 끝이 뾰족하며 진한 녹색을 띠고 있다. 잎 길이 13㎝, 폭 9㎝ 정도로 잎 가장자리는 중앙 맥에 평행을 이루는 물결 모양이다. 꽃은 여름에 긴 꽃대 편측 총상꽃차례로 연한 보라색으로 핀다. 꽃잎은 끝이 6갈래로 갈라지고 약간 뒤로 젖혀지며 암술 1개, 수술 6개로 이루어져 있다. 꽃말은 ‘신비한 사랑, 하늘이 내린 인연,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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