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갈란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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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갈란투스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6.10.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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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337)

 

갈란투스
갈란투스
갈란투스
갈란투스

 

갈란투스는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새어머니와 새언니로부터 박해를 당하며 사는 소녀가 있었다. 인내심이 강한 소녀는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해냈다. 눈보라 치던 어느 겨울밤 새어머니는 소녀를 내쫓아 죽일 생각으로 ‘갈란투스’를 캐오라 하였다.

갈란투스는 3월에 피어난다. 새어머니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소녀는 숲속을 헤매다 온몸이 얼고 정신이 아득해질 무렵 눈보라 사이로 희미한 빛을 따라갔다. 그곳에는 12달의 요정들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1월의 요정이 소녀를 발견하고 놀라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소녀에게 물었다.

12달의 요정들은 시간의 흐름을 어기고 소녀가 갈란투스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기로 하였다. 1월의 요정이 겨울을 향해 멈추라 외쳤고 2월의 요정은 겨울의 마지막 추위를 불러들였다. 3월의 요정이 따뜻한 봄기운을 불러들였고 소녀는 새순이 돋아난 갈란투스를 캐 바구니에 가득 담아 돌아왔다.

이를 건네받은 새어머니와 새언니가 놀랐고 숲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였다. 욕심 많은 두 모녀는 12달의 요정들에게 과일과 더 아름다운 꽃들을 계절 별로 잔뜩 얻어오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였다. 동생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 그 장소에 도착해 새언니는 요정들에게 여러 종류의 과일과 채소를 달라고 요청했다.

요정들은 자리를 피했고 그녀는 눈 폭풍에 휘말려 그만 죽고 말았다. 이를 걱정하다가 숲으로 찾아 나선 새어머니도 목숨을 잃게 되었다. 그 후 착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로 성장한 소녀는 마음이 어질고 멋진 청년을 만나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은 12달의 요정이 소녀의 가정을 보호해 주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욕심이 사람 죽인다’는 말이 있다. 욕심을 부리다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위태로운 일까지 거리낌 없이 하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야생화 갈란투스를 통해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소중한 의미를 배운다. 우리나라 국가생물종목록의 국명은 ‘설강화(雪降花)’다. 대한민국학계와 산업현장에서는 설강화로 칭하고 있다.

갈란투스 관련 명언이 있다. 체코의 소설가 ‘카렐차페크’는 설강화를 ‘봄의 메시지’라고 예찬하며 “아무리 지혜로운 나무나 명예로운 월계수라 해도 찬 바람에 하늘거리는 창백한 줄기에서 피어나는 설강화의 아름다움에는 견줄 수 없다”고 말하였다. 러시아에서는 이 꽃을 ‘포드스네지니크(설강화)’라고 부르는데 “눈 밑에서 자라나 피어나는 꽃”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런 아름다운 이름과 달리, 현지에서는 “겨울 동안 눈 속에 파묻혀 유기되어 있다가 봄이 되어 눈이 녹으면서 발견되는 시체”를 의미한다. 전란 중에 나온 말인데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유럽 격언 “3월은 사자처럼 들어왔다가 양처럼 나간다”고 했다. 아직은 사자의 으르렁 같은 봄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연약한 꽃 갈란투스가 눈발에도 견디듯 결국 양처럼 고요하고 따스한 봄은 온다는 뜻이다. 갈란투스가 이 세상을 밝게 비추어주는 듯하다. 갈란투스는 수선화과 알뿌리 야생초로 남유럽, 캅카스 지방 원산으로 ‘희망(hope)과 위안’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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