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살아남는 법
상태바
시골에서 살아남는 법
  • 우지후 숲속작은목공방 가비뉴 대표
  • 승인 2026.06.25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지후 作 / 작품제목 ] 시간을 자르다
우지후 作 / 작품제목 ] 시간을 자르다

 

2020년, 나는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옥천으로 돌아왔다.

누군가는 왜 하필 옥천이냐고 물었다. 더 큰 도시도 있었고,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곳도 있었다. 실제로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 청년이 떠나는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지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늘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이 없는 곳이라서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만드는 사람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처음 옥천에 왔을 때는 아는 사람이 몇 없었다. 지역에 녹아들기 위해 방범대에 들어갔고 의용소방대 활동도 시작했다. 그러다 의용소방대 총무부장이라는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일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첫 번째 다리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일을 시작했다.
농사가 아닌 목공방 운영.

시골에서 목공방으로 먹고살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생각을 했다. 이 지역에, 그리고 나를 찾아올 이유를 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면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믿었다.

멀어도 찾아올 사람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 믿음으로 공방을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믿음은 현실이 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스페인에서까지 옥천의 ‘숲속작은목공방’을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지역의 크기가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물론 이곳에서 살아남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혼자서는 오래 버틸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뜻이 맞는 청년들과 함께 지역 청년단체 ‘가온비’를 만들었다.

지역에 남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지만 혼자라서 망설이는 청년들, 도시가 아닌 곳에서도 자신의 삶을 만들고 싶은 청년들을 하나둘 만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역에서 청년의 목소리는 작았고 관심도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지역일수록 청년 한 사람의 존재는 더 중요하다. 한 명이 가게를 열고 한 명이 모임을 만들고,한 명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그것이 지역의 변화로 이어진다.

목수인 나는 종종 나무를 다루며 이런 생각을 한다.
숲은 거대한 나무 한 그루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름 없는 작은 나무들이 서로 뿌리를 내리고 버텨낼 때 비로소 숲이 된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떠나지만 누군가는 남는다. 그리고 누군가는 새롭게 찾아온다. 결국 지역을 지키는 것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려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앞으로 이 칼럼에서는 내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내가 느낀 이 지역의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인구소멸이라는 거대한 단어 뒤에 가려진 청년들의 이야기, 작은 지역에서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용기가 될 수도 있겠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도, 작은 시골에서도, 충분히 멋지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