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인간에게 주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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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인간에게 주는 위로
  • 원보경 고양이책방 파피루스&파피루스북출판사 대표
  • 승인 2019.06.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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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보경 고양이책방 파피루스&파피루스북출판사 대표

‘태초의 신은 인간을 창조하였으나 인간이 너무나 나약해 보여 고양이를 주셨다’ 애완동물 심리학자인 Warrem Ecktein의 말이다. 얼핏 들으면 고양이가 인간 상위의 개념으로 읽혀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말에 대해 대단히 동의하는 바이다. 나는 고양이전문책방을 4년째 운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고양이와 관련된 소설, 사진집, 시집, 그림책, 에세이를 파는 전문책방을 말한다. 고양이 관련 서적이 이렇게도 많은지 날이 갈수록 신기하기만 하다. 책방을 하기 전부터 출판사를 운영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고양이에 대한 어떤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 우연히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면서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고양이를 구조하고 입양을 추진하는 일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동물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각 초.중.고에서 동물권에 대한 강의를 하는 아주 특별한 일을 하고 있다.

책을 만드는 일에도 방향이 많이 바뀌어 고양이 관련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며 고양이가 인간들과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대체 뭐길래 이토록 나의 삶을 바꿔 놓았을까? 생각해 볼 일이다. 첫 번째 고양이는 개와 더불어 사람들과 반려동물로서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데 그 중에서 사람들이 공감하는 모성애가 큰 동물이다. 고양이의 모성애는 여러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데 때로는 내게도 많은 자극을 주고 있다.

두 번째, 고양이는 어떤 관계에서든 적당한 거리를 두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태어나면서 어미로부터 한 달이나 두 달간의 수유기간을 거치며 독립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스스로 사냥을 하거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립심이 강한 동물이다. 많은 고양이의 시중을 드는 집사들은 “고양이는 마음을 함부로 주지 않아요. 밀당의 고수라니까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타인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신에게 관심이 많은 동물이다.

세 번째는 고양이 눈의 신비로움이다.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고양이 눈을 바라보면 기쁨, 애잔함, 사랑, 공포, 안도, 두려움 등의 감정이 다 담겨있다. 지난 해 예상치 않은 병으로 투병을 했을 때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의 위로가 되어준 것은 식구들이 아닌 고양이었다. 너무 힘들어 눈물이 쏟을 때도 고양이는 내 곁에서 한참동안 말없이 바라봐 주었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내 품에 들어와 애잔한 눈빛으로 내 마음을 읽어 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얼마나 많은 이유로 고양이가 매력이 있는지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반려동물 천만시대를 넘어서고 있다. 여전히 한쪽에서는 길고양이 학대나 혐오가 이어지고 있고 동물유기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지구는 우리 인간들의 전유물이 아닌 자연, 동물, 생물 등이 공존해야 해야 하는 곳이다. 부디 함께 살아가야 할 동물들에게 따뜻한 시선이 우리 이웃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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