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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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29)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9.02.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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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청산(18)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광명교회 바로 앞쪽에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간 것이니 이제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지내다 보니 몇 년이 지났고 어느 날 새벽기도를 갔습니다. 새벽기도는 종탑 밑쪽 2층에서 하는데 제가 기도를 하며 앉아 있으니까 광명교회 목사님이 ‘저 사람은 진작 목사가 될 사람인데 왜 이제 와 저렇게 앉아 있나’라고 생각하셨다 합니다. 그래서 목사님은 기도를 마친 저를 부르며 “최 집사님 신학교 가십시오. 최 집사 신학교 가야 합니다.”라 말을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목사님 말처럼 가기는 해야겠는데 어떻게 하나 고민도 많이 했고 신학교를 안 가기 위해 무척 애를 쓰며 기도원에도 가 봤지만, 하나님의 응답을 받은 저는 결국 신학교를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으로 간 신학교는 한신대였는데 그곳은 제 실력으론 따라가기에 벅찰 정도로 어려워서 그만두고 다른 곳인 총회신학교를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손에서 볼펜 놓은 지 몇십 년 됐으니 글씨 쓰는 것부터 시작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머릿속에 들어가야 하는데 맘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믿음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했는데 교회에서 하는 믿음하고 신학교에서 배우는 신학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그렇게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도 없고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공부를 쫓아다니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신학교 다니기 전까지 공사를 맡아서 졸업할 때까지 필요한 등록금 번다고 일을 하다가 전셋집까지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난감한 상황에서 어디로 가긴 가야 하겠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데 갈 곳이 없으니 비울 수가 없어서 곤란한 사정을 교회에다 말을 했습니다. 그 당시 혼자 사시는 김옥순 집사님이 부엌이 없고 방만 있는데 살 수 있겠냐고 물어봐서 저는 하늘에서 뭐가 떨어진 거 같은 기분에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며 기도했습니다.

그곳으로 들어가 세 식구가 살았는데 비가 오면 연탄불 아궁이 위를 덮어놔야 할 정도의 집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신학교 다니고 있으니 돈벌이를 못 하고 있어서 신학교를 안 가려고 하니까 광명교회 목사님이 등록금이고 뭐고 다 지원해 줄 테니 다니라고 말 하셨습니다. 그 말을 믿고 신학교 들어갔는데 진짜로 처음부터 등록금을 척척 내주셔서 걱정 없이 다녔습니다.

신학교만 가면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 세 식구 먹는 거 입는 거 등등에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제 아내가 가족 생계를 위해서 장롱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그 돈으로 아들 고등학교 등록금 내고 신학교 다니는 제 교통비며 용돈 주고 그렇게 먹고살았는데 참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생활을 하며 신학교를 일 년, 이년, 삼 년 다니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광명교회에 ‘장을용’ 집사님이 마포구 청기야 주유소 맞은편에 호산나 다과점이라고 집사님 형이 운영하는 곳에 주방일 맡을 사람을 구한다며 아내에게 일해 달라며 부탁을 하여 경기도 광명시에 살다가 갑자기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으로 이사를 가게 됐습니다. 제 아내는 낮에 다과점에서 주방일 봐주고 아침, 저녁에는 집안일 하며 바쁘게 살았습니다. 한 2년 정도 살았는데 저희가 사는 곳에 갑자기 주인이 사용한다면서 저희보고 나가라는 것입니다.

힘이 없으니 알겠다 하고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막상 그냥 기도만 하려니 부끄러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저는 하루 한 끼만 먹고 40일 기도를 했습니다. 내가 새벽기도 나가는 교회에서 나보고 새벽기도 할 때 대표로 기도를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일은 제가 교회를 개척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까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일이 잘 풀리겠다고 생각했는데 제 아내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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