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지아=할카타 / Albizia=Falc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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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지아=할카타 / Albizia=Falcata
  • 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 승인 2019.02.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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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알바지아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나무이나 알고 보면 우리 생활속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다.

알바지아(Albizia)는 주로 인도네시아와 티모르(Timor)섬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수종으로 특히 자바 수라바아(Surabaya) 지역에 많아 현지에서는 할카타(Falcata)라고 한다.

오동의 비중이 0.27인데 비해 알바지아는 0.26으로 거의 비슷하며, 성장도 오동이 20년이 돼야만 성목이 되지만, 알바지아는 반도 안되는 7~9년이면 성목이 된다.

오동나무가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고가 행진을 하자, 급부레이크를 걸고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 오동과 물성(物性)이 너무나 흡사한 알바지아이다.

알바지아와 오동의 집성목을 나란히 놓고 구별하라면 전문가 아니고는 색깔, 나이테, 결이 너무나 흡사해 구별이 어렵다.

용도 역시 오동과 동일한 설합재, 가구용, 내장재로 비교적 최근에 우리나라에 많이 수입되고 있는 수종이다.

이 나무는 계획 생산이 가능하여 일본 합판회사들이 수라바야지방 곳곳에 거대한 농장을 조성하여 수요 조절을 하면서 생산하고 있다. 

필자는 수년간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인 수라바야에 매월 1~2회 다니면서 설합재와 가구재 수입을 알선해 왔다.

수라바야에서 남쪽으로 차로 약 1시간 달리면 옛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조성해 놓은 녹색의 천국 같은 아름다운 피서지이자 휴양지가 나타난다.

보르모(Bormo)산 중턱에 자리한 해발 600m의 휴양지는 열대지방인데도 끈적이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모기도 없어 쾌적하기 그지 없었다.

호텔 역시 5성급 이상의 설비에 전용 풀장까지 딸린 방이 목재 관계로 온 바이어(buyer)들에게는 반액으로 하여 줌으로 물가가 싼 인도네시아에서 숙박은 우리들에게 전혀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었다.

산림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자국산 목재를 수출하기 위하여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정책이다.

중국과 달리 오랫동안 일본인들이 상주 하면서 철저한 교육을 시켜 두어 품질과 납기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어 안심이었다.

약 300여년 간 네델란드의 혹독한  식민통치를 받아 온 인도네시아를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이 진주함에 따라 그들은 일본군을 해방군으로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그러나 미군의 반격작전으로 일본군 패잔병과 함께 수카르노( Sukarno=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 하타(Hatta=인도네시아 초대 부통령)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밀림으로 들어가 게릴라전으로 맞섰다.

종전 후 일본군 패잔병과 현지 여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그 후손들이 인도네시아 산림권을 장악하여, 이제는 패잔병 2, 3세들이 요소요소에서 목재업에 종사하여 그들을 통해야만 원만한 비지니스가 이루어진다.

무료한 시간을 골프로 보내지 말고, 세계 호랑이 3대 서식지의 하나인 수마트라(Sumatra) 야생 호랑이를 보러 가지 않겠느냐고 필자보다 두살 아래인 일본인 패잔병 2세인 다무라(田村) 농장주가 의중을 물어왔다.

수라바야에서 수마트라까지는 비행기로도 지역에 따라 2~3시간 걸리므로 망설였더니, 사실은 수마트라 벵쿨루주(Bengkuluju)에 새로운 알바지아농장을 조성하여 자주 가니 함께 갔다오자는 것이었다.

직행편이 없어 자카르타에서 환승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현장에 가니 방대한 농장 규모와 끝없는 알바지아숲에 압도되었다.

이곳은 2000년대 초에 접어들면서 막 개발붐이 일어 활기가 대단했고, 고급 하이얏트(Hyatt) 호텔이 얼마 전 개장했어도 손님이 없어 선전 차원에서 거의 무료에 가까운 숙박료에 온갖 서비스는 과할 정도로 최상이었다.

저녁이 되자 호랑이가 야행성이므로 야간 사파리(safari)로 야생 호랑이를 보러 갔다.  맨 앞에 선 안내자가 만일을 위해 맹수용 탄환이 장전된 총을 들고 호랑이가 잘 다니는 처녀림 같은 정글 길목의 나무 위에 위장을 기가 막히게 해둔 높다란 원두막 같은 곳으로 안내했다. 원두막에는 군용 스타 라이트 스크프( Star light  scope=야간에도 빛을 400배로 증폭하여 거의 주간처럼 볼 수 있는 특수 망원경) 까지 비치되어 있었다.

숨을 죽이고 1시간 반쯤 기다렸을 때 안내자가 망원경을 주면서 방향을 살며시 가르켜 주었다.
눈앞 망원렌즈에 나타난 호랑이는 맹수의 왕자답게 위풍당당하게 밀림을 헤치고  천천히 우리 곁으로 닦아왔다.

너무나 뚜렷하게 보여 처음에는 가슴이 벅차오르고 두근거렸다.
우리나라에 서식했던 백두호랑이는 시베리아계 호랑이로 이제 러시아 연해주 아무르 분지에 얼마 남지 않아 국제보호동물 1순위에 올라와 있다.
벵골 호랑이는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국경지역에 서식하지만 개발에 따른 숲이 점점 줄어 들어 개체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

이 수마트라 호랑이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오직 수마트라섬에서만 볼 수 있는 호랑이로, 호랑이 중에서 가장 크기가 작아 수컷 최대 체중이 170kg이며 벵골 호랑이는 250kg로서 360kg인 시베리아 호랑이가 크기와 위용으로 호랑이 중 호랑이라고 할 수 있단다.

그러나 개발에 따른 숲의 훼손은 동·식물들에게는 서식지 파괴를 불러와 결국 인간들과 동·식물들에게 커다란 재앙이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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