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심 이어 장찬저수지에도?
수상태양광에 집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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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 이어 장찬저수지에도?
수상태양광에 집착하는 이유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12.0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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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4곳 저수지에 수상태양광 설치 추진
“물 관리 소요예산 확보 위해 수익창출 차원”
주민 “‘자연환경 명소 100선’에 태양광이라니”
청와대 국민청원에 문제점 조목조목 지적
농어촌공사 옥천영동지사가 개심저수지에 이어 고래모양 빼어난 경관을 지난 장찬저수지에 수상태양광시설을 건립한다는 소식에 옥천의 소중한 관광자원이 파괴의 길에 놓였다며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개심저수지도 모자라 장찬저수지까지...? 게다가 청산, 안남에도...? 옥천 저수지마다 온통 태양광발전시설이 뒤덮겠구먼”
한국농어촌공사 옥천영동지사가 이원면 개심저수지에 이어 장찬저수지, 청산면 의동저수지, 안남면 농암저수지 등 4곳에 수상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계획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개심저수지에 1차 투척
지난 8월 27일 이원면 주민 200여명은 비 오는 가운데에서도 ‘태양광발전시설이 금수강산을 다 죽인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삭발항의와 가두시위 등 주민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이곳 시설 용량은 2만4800㎡에 2메가와트급으로 꽤 규모가 큰 시설이다. 
모듈 설치 면적은 이 저수지 만수 면적(36㏊)의 6.8%에 이른다.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치며 이곳 설치공사는 답보상황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 5일 농어촌공사 한오현 충북본부장과 주민들 간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이원면민 전체 4300여 명 중 3842명의 반대서명서를 전달하며 설치 취소를 요구했다. 이에 한오현 충북본부장은 “일정수준 주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장찬저수지로 눈길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었을까? 답보상태에 놓인 개심저수지를 제쳐두고 농어촌공사는 이원면 장찬저수지로 눈길을 돌린 듯한 분위기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11월 1일과 28일 두 차례 걸쳐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개심저수지가 개심리, 장화리 등 서로 다른 마을을 끼고 있는 것과 달리 장찬저수지는 장찬리 20여 가구 40여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로 사업을 추진하는 농어촌공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실제 주민들 중 일부를 제외하곤 찬성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송경숙 이장은 “농어촌공사에서는 수상태양광발전시설 외 마을발전소를 별도 시설해 발생되는 수익을 주민들을 위해 사용한다고 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 주어지는 만큼 주민들 중 찬성자가 많다”며 “현재로선 어느 것도 결정된 게 없다. (나는) 대다수 주민이 원하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반면 주민 A씨는 “장찬저수지는 고래모양을 띤 빼어난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어 옥천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발전가능성을 지닌 곳이다. 2010년 충북도는 보존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하라고 ‘충북 자연환경 명소 100선’에 선정한 곳”이라며 “태양광시설은 동식물의 성장을 저해하고 수질오염 등 자연환경 파괴의 또 하나의 주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어촌공사는 이곳에 개심저수지와 같은 용량인 2메가와트급을 시설할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개심과 장찬저수지뿐만 아니라 청산면 의동저수지, 안남면 농암저수지에도 수상태양광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염종각 지사장은 “1메가와트에서 연 3억에서 3억5000만 원 정도 수익이 발생된다. 전국 저수지 물 관리에만 년 3500억 예산이 필요하지만 정부지원은 1500억 원에 그친다. 나머지 2000억 원은 농어촌공사의 수익사업을 통해 메꿔야한다”고 말해 수상태양광시설은 본사차원 추진시책임을 암시했다. 농어촌공사가 물 관리 소요예산 확보를 위해 수상태양광시설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이에 주민 A씨는 이 같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장찬저수지 건은 국민적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수상태양광시설은 육상에 설치된 시설의 피해에다 수질오염이라는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핵폭탄과 같은 것”이라며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을 당장 비용충당을 위해 강행한다는 것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처사”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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