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두 가지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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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두 가지 경우
  •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 승인 2018.10.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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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은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심장이 멈추면 사망하게 된다. 그만큼 심장은 우리의 생명을 상징하는 기관이다. 이 심장은 인체의 구석구석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로서의 역할을 한다. 심장이 펌프질을 할 수 있는 것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주먹만 한 크기의 심장이 자신이 담고 있는 혈액을 대동맥을 통해서 품어낸다. 인체의 모든 세포들은 이 혈액이 실어다주는 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으며 산다.

심장이 한 번 펌프질을 할 때마다 조그만 종이컵의 용량에 해당하는 혈액을 품어낸다. 이렇게 펌프질하는 양은 하루에 15톤가량이며, 평생 동안 약 30 억 번을 펌프질한다. 한 번 품어 낸 혈액이 온 몸을 모두 순환하고,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분이다.
이 심장을 더 빠르게 뛰게 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불안이나 분노와 같은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이다. 또 다른 경우는 운동과 같이 실제로 몸을 움직이는 경우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원인에 의해 심장이 더 빠르게 뛰는 상황이 장기간 반복될 때, 그 결과는 완전히 반대로 나타난다. 정서적 스트레스인 경우에는 심장의 기능이 점차 떨어지고 결국 심장병을 초래할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조급하고 경쟁적이며 불안 및 긴장수준이 높고 화를 잘 내는 소위 A유형의 성격을 갖는 사람에게서 심장병의 발생률이 더욱 높게 나타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사실 정서적 흥분에 의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은 인체가 외부의 위협에 처하였을 때 이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수렵채취 생활을 하던 원시시대 인류에게는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인이 직면하게 된 스트레스는 보다 지속적이며, 간접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이 새로운 형태의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 인류는 아직 생리적으로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다. 면전에서 모욕하며 갑질하는 직장상사 앞에서 교감신경의 흥분은 최고조에 달하고 심장은 달음박질하게 된다. 그렇다고 성질대로 주먹질하거나 36계 줄행랑을 칠 수도 없고 그저 꾹 참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와 반대로 정기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심장의 펌프로서 기능이 개선되고, 심장병의 위험은 더욱 낮아진다. 정서적인 스트레스의 경우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운동할 때는 실제로 높아진 에너지수요에 대한 인체의 자연스런 반응으로서 심장박동이 빨라진다는 점이다. 즉, 근육이 실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산소와 에너지원을 근육으로 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심장은 더욱 빠르고 강하게 펌프질하여 혈액의 순환속도를 높이고, 더 많은 혈액을 활동하는 근육으로 보내는 것이다.

이러한 반복된 자극에 의해 심장의 근육은 더욱 강해지고 효율성이 높아져서 한 번에 더 많은 혈액을 펌프질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현상은 휴식을 취하거나 똑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이전보다 심장이 천천히 뛰게 된다. 즉 같은 일을 해도 심박수가 적어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운동성서맥’이라고 한다. 또 심장근육은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을 통해서 자신이 품어낸 혈액을 공급받는다.

일종의 급유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빨대 굵기 만한 세 갈래의 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혀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병이 자주 발생한다. 정기적인 운동은 심장혈관의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개선하여 심질환의 위험을 현저히 낮추어 준다. 정기적인 운동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은 무엇보다 펌프로서의 심장기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심질환을 예방하여 활기차고 건강한 생활의 바탕을 마련해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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