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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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2)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0.01.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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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수필가

옥잠화
옛날, 어느 남자가 보름달 아래서 고고히 피리를 불고 있었다. 선녀가 내려와 피리연주를 계속 청하였고, 새벽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남자가 정표를 달라고 했다. 선녀는 머리에서 비녀를 빼 주었는데 받는 순간 땅에 떨어져 깨졌고, 그 자리에서 옥비녀를 닮은 꽃이 피어났다. 이 꽃은 향기가 청아하고 맑으면서 은은하며 달콤하다. 그래서 구슬 옥(玉) 비녀 잠(簪)을 써서 옥잠화라 했고, 꽃말은 <침착>이다. 꽃은 총상으로 달리고 꽃대 길이 40~56cm로 길쭉한 비녀모양이다. 우리 화단에 옥잠화가 저녁에는 꽃잎을 열고 아침엔 오므리는데 꽃봉오리가 멋있어 보인다. 비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르가못꽃
‘배의 왕’을 의미하는 터키어 베가무디(Begarmudi)에서 유래하는 외래식물로 콜럼버스가 이 꽃을 카나리아 제도에서 발견하고 스페인, 이탈리아에 전달해 오래전부터 원예품종으로 키우는 꽃이다. 노지에서 월동하고, 뿌리 밑동에서 줄기가 나와 120cm까지 곧게 자라며, 그 끝에 붉은색의 꽃을 피운다. 꽃말은 <감수성이 풍부함>이다.

불두화 
불두화는 씨앗이 없다. 백당나무와 수국을 교배하여 꽃의 아름다움만을 살린 꽃나무다. 불두화엔 암술과 수술이 없다. 향기도 나지 않는다. 어떻게 생겨난 걸까? 옛날 주막집에 누더기 차림의 한 노인이 쓰러질 듯이 들어와 먹을 것을 청했다. 주막할머니가 밥상을 내놓으며 “다음에 혹 이곳을 지나는 길에 밥값을 갚으라.”고 했다.
식사를 마친 노인은 “내년 6월경 손자가 종기(腫氣)를 크게 앓을 것이니, 그때 앞산 절 뒤 숲으로 찾아오면 병을 낫게 할 약초를 주겠다.”는 말을 하고 떠났다. 다음 해, 거짓말같이 손자가 종기로 고생하게 됐다.
할머니가 그곳을 찾아가 노인 닮은 꽃을 피우고 있는 나뭇잎을 따다가 종기에 붙이자 병이 나았다. 그 나무가 ‘불두화’다. 생식기를 없앤 이 꽃은 씨로 번식할 수 없다.
결혼하지 않고 정진하는 스님과 닮은 꽃이다. 세 갈래로 갈라진 잎은 불(佛), 법(法), 승(僧)을 상징한다. 꽃말까지 부처의 가르침 중 하나인 <제행무상(諸行無常)> 사찰 꽃임에 틀림없다. 5월 12일 부처님오신 날에 맞추어 우리 집 정원엔 불두화 2그루가 하얀색 꽃동산을 만들어 가고 있다.

춘절국화
춘절국화는 아메리카 원산으로 상록다년생 식물이다. 높이 1m까지 성장하며 아담하고 풍성한 모습으로 자라는 원예종인데, 품종개량으로 모양과 색깔이 매우 다양하다.
노지에서 월동하므로 정원 화단용으로 많이 식재한다고 한다. 꽃말은 색상별로 다른데, 흰색<성실, 감사, 순결> 노란색<짝사랑, 실망> 빨간색<당신을 사랑합니다.> 보라색<내 모든 것을 그대에게> 분홍색<정조> 황색<질투> 등 여러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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