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에 그들이 있었다…나인포토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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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에 그들이 있었다…나인포토동호회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12.05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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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사랑하는 9인의 모임
초보·전공자부터 20년 베테랑

나인포토(9 PHOTO) 회원들의 전시회가 ‘그리고 담다’란 부제 아래 옥천도서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었다. 일상의 한 순간을 앵글에 담아 예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작은 떨림의 순간을 바라볼 수 있었다. 무심히 지나치는 어느 찰나의 순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름다움을 담아내려는 그들을 우리는 예술가의 영혼을 가졌다고 말한다. 전시장에 가서 바라본 것은 몇 장의 사진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쫓는 사람들의 눈빛이었다. 그들을 만나 사진과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는 순간부터 인간의 삶은 무의미해지는 게 아닐까. 9명의 나인포토 동호회 회원들의 열정이 빛나 보이는 이유였다.

△그들의 생각
“수많은 날, 바라본 세상 속에서 단 한 번도 결정적 순간이 아닌 때는 없다. 수많은 날, 만났던 시간 속에서 단 한 번도 운명적인 순간이 아닌 때가 없다. 세상에서 본 것은 세상의 무엇이었으며 세상에서 만난 것은 세상의 무엇이었다.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시간의 향기를 순간의 탓으로 돌릴 수 없으며 공간의 향기를 기술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삶은 어떤 결정적 순간도 필요치 않다. 모든 것은 그저 내 안의 향기이고 감각일 뿐 바라본 빛과 그림자는 떠나간 것과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 것에 대한 연민일 뿐이다.”
나인포토 동호회 안치성, 남승주, 박병노, 박종우, 서상숙, 신현자, 신혜정, 유성찬, 윤진섭 회원들은 말한다. 단 한 번도 결정적 순간이 아닌 때가 없었다고.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모든 것은 내 안의 향기이고 감각이라고. 그들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카메라 앵글에 담기 위해 어느 새벽 시간을 깨어 있었다. 퇴근길 석양에 발목 잡혀 한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렇게 담은 작품을 전시하며 소통을 원하고 있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소통이었다.

△안치성(옥천읍 성암리·64)
사진을 2001년부터 시작했으니 20여 년이 다 되어간다. 안치성 회장은 “불광불급(不狂不及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미치광이처럼 그 일에 미쳐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이라고 했다. 사진에 미치지 않고서는 오래 갈 수 없다는 것. 매일 바뀌는 풍경이 궁금하고 변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매번 출사를 나가면서 즐겁단다. 현실에 적응하면서 자연이 주는 대로 아름다움을 순간을 포착해 작품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나인포토동호회’를 통해 회원 간 소통하며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박병노(옥천읍 장야리·55)
20년 카메라와 함께 했다. 박병노 회원은 “사진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며 “사진에 감성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 오는 날 거리를 걷는 느낌이나 소리치고 싶었던 날의 울분, 외로움과 같은 순간순간의 감정을 피사체를 통해 담아내고 싶었다”며 “모든 것은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느끼고 사라져간다. 이렇게 사라지는 순간의 감정을 카메라 앵글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종우(옥천읍 장야리·61)
“사진이 좋아 취미로 하다보니 10년이 훌쩍 지났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단순 풍경사진보다는 나만의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박종우 회원은 사라져가는 농촌풍경이나 현대화로 인해 뒤로 물러서는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겨 추억을 남기겠다고 했다. 그에게 사진을 전시하고 모임을 갖는 것은 공감대 형성을 위한 것이란다. 옥천군사진작가협회 회원전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남승주(옥천읍 장야리·57)
10여 년 사진을 해왔다. 특히 야생화 사진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그 분야의 사진을 찍었다. 야생화 외에 탱화나 물살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은 내 마음의 다른 표현”이라고 말하는 남승주 회원은 야생화, 탱화와 물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유성찬(옥천읍 양수리·49)
“개인적으로 아이 사진을 찍어 주다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안치성 회장님이 직장 선배로 동호회를 결성하면서 합류해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 옥천에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지역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한다”는 그는 사진은 “나를 바라보고 나를 느끼며 뒤돌아볼 수 있는 자기 수양의 길”이라고 말했다.

△윤진섭(옥천읍 죽향리·60)
15년 카메라를 들었다. 윤진섭 회원은 “주말에 할 수 있는 것을 찾다 취미생활로 시작했다. 직장생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도 앵글에 비친 피사체에 집중하다 보면 다 사라졌다. 카메라를 통해 자연의 일부를 세밀하게 바라보면 남이 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은 사람의 내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한 “사진은 마음의 안식처이고 삶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신혜정(옥천읍 양수리·60)
4년째 사진을 하고 있는 신혜정 회원은 사물의 가까운 부분, 전체보다는 세밀한 것 사물에 반영된 그림자를 담으려고 한다. 카메라로 대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 정리가 되고 무엇보다 출사를 위해 여행을 다닐 수 있어 자연적으로 힐링이 된단다. 지금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지금부터 꾸준히 해서 선배들처럼 진짜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소망했다.

△서상숙(옥천읍 문정리·49)
대구경일대 사진영상학과를 졸업한 서상숙 회원은 무엇보다 사진 찍는 게 재밌다고 했다. 빛과 그림자 시간과 존재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도 다른 각도에서 보여지는 자신만의 시각을 찾아가고 있단다. 그녀는 “사진은 시간을 담는 것으로 사물의 존재가 거기 담겨져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자(옥천읍 양수리·55)
“사진을 하고 싶었는데 아이들 키우느라 기회를 놓쳤다. 아들(이수용·25)이 카메라를 생일에 선물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3년 전 동호회 활동을 시작하고 2년 전부터 전시회에도 참여했다. 집에만 있다가 좋은 풍경이 있는 곳으로 출사를 가면서 힐링이 됐다. 혼자 가기 힘든 곳도 회원과 같이 다니니 좋았다. 틀에 박힌 사진보다는 감성이 담긴 사진을 찍고 싶은데 아직은 배우는 단계”라고 말하는 신현자 회원은 “사진은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순간을 담아내는 예술인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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